명품 매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큼직한 가방들, 유리 서랍에는 지갑이 전시되어있다. 하지만 매장의 환한 조명 속에서 제일 빛나는 제품은 커스텀 주얼리 이다. 화려한 색깔, 볼드한 펜던트, 강조된 로고가 특징인 커스텀 주얼리는 진짜와 가짜 판별이 중요한 명품의 세계에서 내부적 모순 요소로 보인다. 진품을 강조하는 명품의 세계관은 어떻게 가짜, 인조 보석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의 이야기에 납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을까?
# 커스텀 주얼리 의 탄생
시대적 변화의 결과이다. 인조 보석은 이미 시중에 있었다. 하지만 하이패션의 세계에서는 품질이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 이후, 고급 주얼리는 빠른 유행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더불어 기술이 발전하여 많은 것들이 인공적으로 합성이 가능해졌다. 그렇게 유행속도에 적합한 그나마 덜 비싼 대용품 커스텀 주얼리가 탄생했다.
# 가브리엘 샤넬 # 패션 주얼리
그 선두 주자에 가브리엘 샤넬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과감한 크기의 인조 진주 목걸이와 형형색색 보석의 몰타 십자가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가브리엘 샤넬은 보석이 부와 집안에 대한 과시보다 패션의 악세서리로 기능해야함을 강조했다. 1942년에 샤넬의 주얼리 워크숍은 대담한 실험장이었다. 인조 보석 및 진주를 진짜 보석과 함께 세팅했다. 대중은 이에 열광했고, 가짜와 진짜 사이의 경계는 20세기의 뛰어난 기술 아래 무너졌다.
# 진짜와 가짜의 경계
이후 샤넬은 심플한 블랙 드레스 라인 컬랙션을 내놓았다. 패션 주얼리는 그러한 절제된 배경에 센스를 더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커스텀 주얼리는 의류 산업의 변화, 유행 디자인의 빠른 교체, 자본주의적 요구에 의해 탄생한 가짜 보석 제품이다. 하지만 가브리엘 여사는 가짜와 진짜 사이 경계선 허물어 ‘가짜이자 진짜’를 창출했다. 보통 주얼리 제품을 고르는 기준은 금속 햠량이 되는 경우가 많다. 녹이 슬지 않고 오래도록 착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명품 매장에만 들어서면 작고 매끈한 화인 주얼리보다 화려하고 볼드한 커스텀 주얼리가 내 눈을 사로잡는다. 진짜와 가짜사이의 가격의 차이도 크지만, 경계를 허무는 대담한 시도 속 진짜보다 더 빛나보이는 가짜는 현실을 구현해내려는 아티스트적 고뇌가 만든 작품에 설득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