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잠과 씨름한다. 분명 같은 시간에 침대에 눕지만 잠은 올 생각이 없다. 드러 누우면 바로 잔다는 동생이 세상 부럽다. 잠 , 어떻게해야 푹 자고, 잘자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 이번 글은 시리즈로 3개의 글로 연재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동안의 나와 ‘잠’의 고군분투와 나름 괜찮았던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려고 한다.
# 잠 좀 자게 해주세요.
나도 어릴 때에는 참 잘 잤던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조금 싫어도 학교를 가야하기 때문에,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무겁게 느껴지는 몸의 요구는 나가기 위한 바쁜 준비로 무시되었다. 그렇게 피로는 쌓여갔고 주말은 밀린 피로를 원없이 풀 수 있는 늦잠데이가 되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 하루의 시간이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이 상황에는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그 전보다 체력소모가 줄 수밖에 없어서 운동시간을 좀 길게 잡아도 매일 밤 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언제 잘래? 너! 그만 좀 자자!
# 그동안의 전략들
자기 전 30분, 블루라이트 차단
이건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방법이다. 잠 자기 30분 전에는 휴대폰을 보지 않는 것이다. 꽤 꾸준히 했다. 휴대폰은 물론이고 아이패드, 노트북, 티비 절대 보지 않으면서 30분은 독서의 시간으로 가졌다. 체력이 제일 지친 시간대인 잠들기 전에 책을 본다는 건 쉽지 않았다. 책은 맑은 정신으로 읽어야 마음에 잘 새길 수 있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화면의 사이즈가 큰 경우 거리를 두고 보기 때문에 눈에 영향이 덜하다는 사실을 안 후로 스마트폰을 제외한 전자기기를 허용했다. 이 전략은 분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특히 잠들기 전 휴대폰 정말 많이 하는 사람들은 효과가 크다. 하지만 잠들기 전 한마디라도 더 주고받고 싶은 카톡을 확인 못하고 잠드는 것은 가혹하다.
스트레칭으로 하루 마무리
잠들기 전 스트레칭은 자기 전 몸을 이완시켜 더 가벼운 몸으로 잠들게 도와주고 개운한 아침을 선사한다. 목과 머리의 뻣뻣함을 풀어주는 승모근 스트레칭과 낮동안 접혀있던 골반에 쌓인 노폐물을 순환시켜 다음날 가벼운 하체를 선물해주는 골반 스트레칭은 시간대비 효율성 높은 투자이다. 우리는 간만에 좀 일했다고 다음날 근육통에 침대 밖으로 나가기 싫은 마음이 든 적이 모두 있다. 그런 묵은 피로를 개선해 주는데에는 비타민보다 효과가 좋다. 물론 비타민은 먹으면 끝이여도 꾸준히 먹기란 어렵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안다.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나의 경우, 근육통 때문에 3, 4일 아프다 싶으면 그제서야 잠들기 전 스트레칭 루틴을 챙기다가 나쁘지 않다 싶으면 바로 놓아버리는 수준이다.
늦은 시간대, 커피 섭취 자제
커피를 요즘엔 하루에 2잔 정도 마시는 것 같다. 아침에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해 한 잔. 점심 식사 이후 나른함에 못이겨 한 잔. 뭐 먹고 나면 아메리카노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생각하는 부분도 크다. 몇 년전에는 저녁 8시, 9시에 커피를 마셔도 잘만 잤는데 지금은 저 시간에 마시면 자기 전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경우를 몇 번 경험하고는 늦은 시간대의 커피는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다. 참고로 수면 전문가들은 보통 오후 3시 이전까지 커피 섭취를 권한다. 그래야 그날의 수면에 지장이 덜하다고 한다.
# 생각 못했던 꿀잠 기술
무리한 계획은 금물
우리는 잠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그 기준이 유난히 빡빡하다.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며 그 날 아침에 이러이러한 일을 해야한다는 아침 체크리스트 목록이 의지에 비례한다. 하지만 막상 아침이 되면 어제의 의지는 당장의 무게에 짓눌린다. 안그래도 무거운 몸에게 너무 많은 퀘스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버겁기만 하다. 어제의 의지를 탓하며 쉽게 마음을 바꿔버린 자신에게 화살이 돌아오는 것은 흔한 악순환이다. 한 번에 하나씩 해보는 건 어떨까? 일찍일어나는 습관부터 들이고 그후 조깅이나 줄넘기를 하러 나가는 것이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부터 어렵다면 일찍 자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유지해왔던 시간대의 오차를 너무 벗어난 지점이 아닌 그전보다 15분 일찍으로 조정하여 몸도 익숙해질 과정을 거치도록 도와야 잠깐 하고 마는게 아니라 꾸준히 유지할 힘을 축적할 수 있다.
고민이 있을 땐 다이어리에 적어두기
우리의 밤은 수많은 고민의 파도에 휩쓸린다.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말이 생각나기도 하며, 아쉬웠던 순간으로 회귀하기도 한다. 물론 잠들기 전의 그런 고민들은 수면상태의 뇌가 정리를 시작하면서 다음 날 아침 명쾌한 해답을 얻는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고민에 묻혀 죽어도 잠이 오지 않는, 끝없는 생각의 파도에 휩쓸려가 제발 좀 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때엔 전혀 반갑지 않다. 이럴 때엔 조그만 수첩이나 다이어리에 적어두자. 우리 뇌는 적어두었다는 행동만으로 무작정 미룬게 아니구나하고 안심한다. 까먹지 않고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기억해내야만 한다는 불안감을 덜 수 있다. 혹시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어 까먹을까봐 불안하다면,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두고 이를 캡처하여 배경화면으로 쓰는 것도 응용 방법이다. 알람이 울려 깨서 바로 보는 화면에 적힌 리스트은 지금 당장 이밤에 할 일이 아닌 적시에 해야 할 일을 인지시키에 적합하다.
잠들기 전에는 음식 섭취 자제
야식의 유혹도 밤잠을 설치게 하기 쉽다. 낮에 먹은 점심은 낮잠을 솔솔 불러일으키지만, 늦은 저녁에 먹은 식사는 더부룩해 잠자기 불편한 경우가 많다. 취침 2시간 전에는 되도록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편이 좋다. 소화기관들이 충분히 일하고 잠들기 위해선 여유가 필요하다. 소화기관에게만 야근 업무를 맡기고 떠나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자제하자. 하지만 혹시 오늘도 유혹에 넘어가 이미 벌어진 상황이라면 왼쪽으로 누워자기를 추천한다. 우리 몸은 눕는 방향에 따라 중력의 영향을 받는 부위가 달라지는데, 왼쪽으로 누울 경우에 소화기관이 받는 중력의 압력이 덜하게 된다. 따라서 조금더 빨리 뱃 속 더부룩함을 완화할 수 있다.
# 앞으로는???
잠드는 시간에 집중하는 시기들을 거쳐왔다. 여러 루틴을 만들어 실천하고 그리고 얼마 못 가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내 최적의 수면시간을 8시간으로 산출했고, 적당한 피로로 잠이 솔솔 오게끔 운동량도 1시간 반 정도로 조정하였다. 자기 전에는 독서등의 따뜻한 조명 색상으로 몸에 미리 신호를 주고 있다. 하지만 기다린 답장이 오지 않았을까 열어보게 되는 카카오톡, 역시 오늘밤도 내 취향을 뚫어본 유투브 알고리즘에 오늘밤도 자긴 글렀구나 깨닫는 순간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어젯밤도 별 고민 없다고 생각했지만 동생이 TV 끄는 소리까지 다 듣고 잤다. 잠 좀 잘자고, 개운하게 일어나기 위한 나의 여정은 계속 될 듯 싶다. 잠에 대한 이야기는 또 긴 시행착오를 거쳐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다.
*** 혹시 꿀팁이 있다면, 공유!! 🙂 안녕히 주무세요.